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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의 구조와 기능

  • 무속인나라
  • |
  • 2017-05-29
  • 조회수 1901
⊙무속의 구조와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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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숭배
◎무속과 통과의례 
‘자식 없는 상팔자’라고 하면서도 결혼을 해서는 반드시 자식을 낳아야 한다. ‘자식 없는 상팔자’라는 말은 한낱 자식 없는 사람을 위로하는 말에 불과하다. 

 이러한 결혼은 일생 동안에만 강조되는 것이 아니고 죽어서 조상이 되는 데도 크게 관계된다. 미혼자의 죽음은 사회적으로도 무서운 존재이다. 때문에 가족이나 지역 주민이 이를 위안하기 위하여 신으로 모시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각처의 많은 신당이 처녀의 죽은 신을 부락신이나 산신으로 모신다. 동해안에서는 바다의 안전을 기원하기 위하여 여신을 모신다. ‘해랑당’은 안인진 사람들이 바다의 안전을 위하여 바닷가 산등성이에 세운 신당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남자의 성기를 깎아서 신당의 추녀에 달았었다고 한다. 여신이라 하는 것이 남자의 성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 성기는 성 관계, 즉 결혼을 상징하며 원혼이 된 처녀의 신을 결혼으로 위로시키는 데 의미가 있다. 

 요컨대 처녀가 죽은 귀신을 신으로 모시는 것은 이러한 신앙적 기반 위에서 생긴 것이라고 보아진다. 그러면 총각 귀신이 마을신으로 모셔지는 경우가 적은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남성은 여자처럼 성적 억압이 적고 제사나 신앙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남자는 성의 문제보다 사회적 공헌이나 기타의 것이 문제된다(최영 장군처럼 위대한 일을 한 사람이 중요한 것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장군이나 기타 사회적 원한이 큰 사람을 신으로 모시는 것은 상례다). 미혼 남자는 죽어서 부모나 가까운 친족에 의해 당대에 한해서 제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미혼 여자는 제사에서 제외, 금지되어 있다. 이러한 점에서 미혼 여성의 죽은 원한이 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동해안 지방에서는 ‘허제비굿’이라는 사후 결혼을 행한다. 이것은 ‘허제비’라는 신랑과 신부의 인형을 만들어서 각각 친족들이 들고 초례를 시키는 굿을 말한다. 산 사람의 결혼식에 준해서 의식이 진행된다. 미혼으로 죽은 남녀들 사이에 중매를 든 다음에 절차를 밟아서 굿날을 정하고 굿하기로 작정한 집에서 굿을 한다. 무당들은 조화와 인형으로 굿당을 장식한다. 짚으로 인형의 몸체를 만든다. 신랑은 사모관대, 신부는 화관을 쓴 모습이다. 사후 결혼식이 있기 전날 하룻밤 같은 이불 안에 넣어 재웠다가 다음날 굿을 한다. 결혼 초례식을 올리고 난 다음에 첫날밤을 치르게 하는 곳도 있으나 대개는 전날 밤에 동침시킨다. 이 점이 바로 사람들의 결혼과 상치된다. 유명한 강릉 단오제에서도 한 달 전에 대관령 산신을 여서낭당에 모셨다(동침)가, 단오날에 굿을 한다. 신들의 결혼식은 단순히 결혼생활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신으로 전환하는 의식이기 때문이다. 결혼 시 이후에는 신의 세계에 가서 살게 되고 인간적인 성관계를 초월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결혼식 전에 인간적 동침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후 결혼식을 끝내고 인형을 불살라 그 후의 과정을 계속하지 않는 것이다.

즉 동침은 현세적 행동임을 암시하는 데 불과하고, 죽음의 세계와 대조되는 것이다. 사후 결혼은 단순한 의례는 아니다. 죽은 사람이 부정을 벗고 조상신이 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또 동시에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제주도에서는 사후 결혼을 ‘죽은 혼사’라고 하며, 당사자들의 친족 사이에는 사돈관계가 형성되어 성묘 등의 행사가 이뤄지고 사돈관계가 계속된다. 양자를 들여 죽은 자의 재산 상속이나 가계 상속도 한다. 죽어서라도 결혼은 꼭 해야 한다는 신앙과 사회의 계속성을 강조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사후 결혼은 가까운 일본의 오끼나와를 비롯하여 중국 남부와 홍콩, 싱가폴 등지의 중국인들, 아프리카 서해안의 누어 족 등에서 행해지고 있다. 사후 결혼의 이유는 잘 알 수 없다. 어떤 학자는 ‘성생활을 누리지 못한 원한을 풀어 주기 위한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결혼식만 올리지 않았을 뿐 자식 낳고 잘 살다가 죽은 부모를 위한 사후 결혼도 있다. 만일 성생활을 하지 못한 것을 원한으로 삼는다면 이러한 경우에는 사후 결혼이 행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또 성생활을 금기하는 부부도 없다고 하여도, 성생활이 반드시 결혼과 밀착될 수는 없다는 사실도 고려되어야 한다. 실제의 생활에서 결혼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후 결혼이 행해지는 것이다. 죽은 자도 결혼을 통해서 자격을 부여 받고 위치를 변화할 수 있다는 사고 구조가 있다.

◎무속과 단골관계 
 현지 조사를 나가 다리도 쉬고 차도 마실 겸 다방에 들르게 되면 낯선 사람이나 뜨내기손님으로서의 차가운 대접을 받는 것이 보통이다. 사실 다방이란 그러한 사람들의 안식처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 실은 그러한 다방에서조차 단골관계가 있다. 단골손님을 극진히 모시는 모습은 시골 다방일수록 더 심하다. 단골손님의 의식이 다방에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많은 상업적 관계에서 단골의식은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조그마한 가게에서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단골손님, 단골관계를 의식하고 있다.

즉 상인과 고객 간에는 하나의 물건을 팔고 사는 한 번만의 관계로 끝나거나 탈 개인적 관계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비교적 지속적인 관계를 맺으며 다른 인간관계로 확대하기 쉬운 사회망적인 관계로 전개된다. 상인이 고객에게 물건이나 서비스를 했을 경우 그 관계는 일회적 관계로 끝나지 않고 단골관계를 맺음으로써 지속적인 관계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써 다소 단골손님에 대한 실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관계를 지속하는 경향이 있고, 일반 고객과의 관계보다 단골손님이 우선시되는 등 특별히 단골관계를 의식하며 산다. 현대화와 함께 인간이 기계화, 상품화 되어가는 탈 인간적 사회에서 아직도 우리는 이러한 단골관계 성향을 강하게 지니고 있다. 

이러한 단골관계는 무속에서 아주 뚜렷하다. 단골무당이란 말은 너무나 잘 알려진 말이고, 전라도 지방에서는 단골무당을 약식 호칭인 ‘당골’이라고 부른다. 

- 무속인나라 공식 협력업체 한국무속협동조합 - 무속신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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